
한인니문화연구원 제4회 『생태 이야기』 문학상
한국 초등학생 부문- 대상 한인니문화연구원장상
(동화) 여덟 개의 꽃잎모양 빵 -로띠 끔방 와루- 를 아세요?
Apakah kamu tahu roti berbentuk delapan kelopak bunga, Roti Kembang Waru?
임솔리(MISJ G4)
“야! 김지로!!” 엄마가 소리쳤다.
“너 오늘 학원 선생님한테 뭐라고 했어? 일상, 학교, 학원이 다 지루하다. 지겹다고 했지? 그게 무슨 버르장머리 없는 짓이야? 어?!!”
엄마는 지로가 변명할 세도 없이 냅다 다그치고 있었다. 그 시각 도훈이네 집에서도 도훈이 엄마가 똑같은 이유로 도훈이를 혼내고 있었다. 바로 그때 TV에서 광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삶의 중요함을 깨닫게 하는 족자카르타 Roti Kembang Waru(로띠 끔방와루)투어!! 공짜!! >

말 그대로 공짜로 삶의 중요함을 깨닫게 해 준다는 투어였다. 지로 엄마는 지로 혼내는 걸 그만 두고 도훈이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도훈이는 공부도 잘하고 책도 많이 읽는 전교 1등이지만 학교, 학원, 숙제가 반복되는 일상을 귀찮게 여기고 지겨워 한다. 반대로 지로는 공부도 별로 못하고 책도 싫어하는 게임쟁이지만 그것조차 지루하고 재미 없다고 투덜댔다. 그래서 오늘 학원 선생님에게 속마음을 털어버린 지로의 말에 도훈이도 맞장구를 쳤던 것이다.
아무튼 지로 엄마는 도훈이 엄마에게 광고 내용을 알려주고 도훈이와 지로를 투어에 보내자는 둥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결국 두 엄마는 둘을 투어에 보내자고 합의했고 그렇게 지로와 도훈이는 단 둘이 족자에 가게 되었다.
지로 엄마는 혹시 둘이 게임만 할까 봐 각자의 핸드폰에 위치추적 어플, 핸드폰으로 뭘 했는지 또 얼마나 했는지 기록이 되는 어플 등등을 깔아 두었고 도훈 엄마는 도훈이가 필요한 물건들을 넣어 가방을 쌌다. 둘만 가는 여행이 엄마들은 걱정되었지만 버튼을 누르면 엄마들이 홀로그램으로 나타나는 어플을 마지막으로 깔고, 보험까지 가입한 뒤 조금 안심이 되었다.
도훈이는 어른 없이 여행가는 게 얼떨떨하기도 했지만 늘 옆에서 감시하는 어른들이 없으니 마냥 좋은 기분이었다. 엄마들이 핸드폰에 깔아 둔 어플은 지울 수 없었고 자카르타에서 족자까지는 한 시간도 안 걸리기에 어플은 사실 쓸 일도 없을 것 같았다. 엄마들은 아이들을 공항에 내려 주고 돌아갔다. 자카르타 국내 공항에 도착한 지로는 도훈이에게 물었다.
“우리 이제 어디로 가야 해?” 도훈은 미리 공부를 해 둔 덕에 “스타벅스 지나서 게이트 8로 들어가면 될 것 같아.”라고 단박에 대답했다.
그렇게 무사히 비행기를 탔고 둘은 족자카르타에 무사히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한 지로는 새 공항이 깨끗하다며 놀랐지만 웹사이트에서 미리 본 도훈이는 그리 놀라지 않았다. 이렇게 도훈이와 지로의 모험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때까지 그들은 몰랐다. 그들이 이 곳에서 느끼게 될 수많은 것들을.
공항에서 나온 도훈이와 지로는 택시를 타고 투어에서 예약해 준 숙소에 도착했다. 절벽에서 프람바난이 내려다 보이는 빌라였다. 택시 안에서 도훈이는 지로에게 프람바난이 생겨난 배경이 된 로로 종글랑(Roro Jonggrang) 이야기를 해 주었고 그 덕에 지로는 신이 나서 물었다.
“도훈아 저기 보이는 그…… 뭐냐…… 프론 바나나? 뭐 그거도 우리 일정표에 있나?”
“응, 있어! 그리고 프론 바나나가 아니라 프람바난이야. 오케이?”
도훈이는 지로의 물음에 대답하며 일정표를 꺼내 보았다.
“이제 <산속의 숨겨진 예술 박물관>에 갔다가 밤에는 <삼비사리 사원>가고, 내일은 <바띡 박물관>, 오! 그리고 쉬는 시간이 있네.” “와! 정말?”
“야! 더 들어봐! 쉬는 시간이 <끌라똔>구경이래, 밤에는 프람바난에서 공연보기, 마지막날 아침에 <Roti Kembang Waru>라는 빵을 먹고 보로부두르를 가면 끝인가 본데?”
설명이 끝나자 지로가 말했다. “죄다 지루하기 짝이 없네. 그래도 빵은 맛있겠다.”
그렇게 도훈이와 지로는 침대에 드러누웠다. 바로 그때 “얘들아! 너희들 얼른 일어나서 안 나가고 뭐해? 어서 예술 박물관으로 가야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엄마들의 홀로그램 손이 튀어나와 지로와 도훈이는 끌려 나가다시피 밖으로 내 보내졌다. 엄마들의 손길 덕분에 그들은 머라삐 화산 남쪽 경사면에 위치한 산속 예술박물관에서 1시간 동안 지루한 관람을 마쳤다.
투어는 둘 다에게 지치고 힘들었다. 지로는 가이드 북이나 안내문에 써 있는 설명을 이해하지 못했고 도훈은 이해는 했지만 지로에게 하나하나 설명을 해 주느라 지쳐버렸다.
정신 없이 이틀이 지나고 그나마 지로가 기대했던 꽃 빵을 먹으러 가는 날이 찾아왔다. 거기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가야 했다. 그곳은 다른 곳과 다르게 아주 옛날방식으로 빵을 굽는 곳이었다. 냄새는 좋았지만 다음 장소까지 빨리 가야 했기 때문에 빵을 사서 보로부두르에 가서 먹기로 했다.
보로부두르는 생각보다 덥고 올라가는 것이 몹시 힘들었다. 정상에 올라간 그때 도훈이가 말했다. “으악 너무 힘들어, 겨우 올라왔네”
“그러게, 너무 힘드니까 우리 저기 앉아서 아까 산 빵 좀 먹자” 지로가 말했다.
지로가 가리킨 곳은 마지막 층 돌 아래 그늘이었다. 도훈이는 책가방에서 빵 두개를 꺼냈다. 그리고 하나를 지로에게 주었다. 둘은 거의 동시에 빵을 베어 물었다. 지로가 빵을 씹으며 말했다.
“꾸으에…... 괜찮은데! 오물오물 쩝쩝.” 그 말에 도훈이도 한마디 했다. .
“음 끝 부분은 바삭하고 입에서 살살 녹는다. 그나저나 여기 하늘 진짜 파랗다.”
“그러게! 자카르타는 맨날 회색인데, 근데 도훈아 하늘이 없으면 어떨까?”
지로가 물었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하늘이 없어질 수 있나?” 도훈이가 말했다.
“나중에 집에 가서 찾아 봐야지.” 지로가 한 말에 도훈이의 눈이 동그랗게 변해서 물었다.
“오~ 지로 네가?” 도훈이의 말에 지로는 한마디 쏘아붙였다.
“야 됐고! 빨리 빵이나 먹자!!”

그들이 빵을 두 입, 세 입 정도 먹었을 때쯤 갑자가 사람들이 멈추고 사방이 조용해졌다. 둘은 시간이 멈췄다는 걸 알아챘다. 그리고 몇 초 뒤, 가장 위에 있던 스투파가 열리더니 희미한 연보라색 연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도훈이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이렇게 더운데 연기가 난다는 건 어딘가 드라이 아이스가……”라고 중얼중얼거렸다.
이 순간에도 과학 설명을 하고 있는 도훈이를 지로가 팔꿈치로 쿡 찔렀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들은 스투파 안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문이 닫히는 순간, 엄마들과 아이들의 핸드폰 연결도 끊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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